서 론:우리는 꿈의 좌절과 실망, 탄식을 가슴 한쪽에 안은 채 살아가고 있다. 꿈이 크면 클수록 절망감이 크면 클수록 한(恨)의 크기와 깊이가 더욱더 커지고 짙어진다. 이렇듯 우리가 살아가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정서가 바로 한(恨)인 것이다. 마찬가지로 한(恨)의 정서는 한국인의 고유한 정서 중의 하나가 되고 한국 문학 작품에도 많이 나타난다. 이 중에 김소월의 시가 한(恨)의 정서를 담고 있는 대표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김소월의 시에 담겨 있는 한(恨)은 그의 비극적인 삶과 생활 환경 그리고 그가 살았던 당시 시대 상황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대부분의 경우 이런한 한(恨)을 비극적 측면에서만 인식한다. 그렇다면 한(恨)이라는 것은 과연 비극적 정서인 것일까? 긍정적 정서인 것일까?
본고는 김소월의 시에 난타나는 한(恨)의 정서를 연구대상으로 한국인에게 가장 기초적이고 근본적인 정서인 한(恨)에 대해 개인적인 측면과 민족적인 측면으로 살펴봤다.
김소월의 시에 나타나는 한(恨)의 정서는 절망이나 체념에서 오는 비극적 정서가 아니라 절망, 슬픔, 좌절, 이별, 그리움 등과 같은 요소로 다양하게 나타나면서 현실의 갈등 속에서 끝까지 이상을 추구하고자 하는 긍정적인 정서이다.
한국인은 한(恨)을 가슴에 품고 살아갈 수 밖에 없었지만 분노와 원한에 대한 즉각적인 반격이나 보복이 아니고, 슬픔은 슬픔으로 고뇌는 고뇌로 그치는 것도 아니며 오히려 그 한(恨)을 내부에서 초극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삭이면서 살아간다는 점이 한국적 특징이며 이러한 한(恨)을 삭이는 과정(초극)을 통해서 한(恨)은 한민족이 갖는 미래지향적 삶의 의지로 밝고 힘찬 긍정적인 정서가 깔려있게 되고 한국인은 좀 더 성숙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