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문학은 사회의 반영이며 시대의 산물로 작가는 자기 시대의 사회적 상황과 거기에 대처해서 사는 사람들의 생활현장을 어떠한 형식으로든 자기 작품에 반영시키고 있다. 소설은 특히 작가에 있어서 자기 자신이 몸담아 사는 현실의 모습을 하나의 완결된 사건을 통하여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문학장르이다.
김동인의 『감자』는 작품 속에 식민지 시대의 일제에 의해 민중의 생존 문제가 외면당하고 있는 시대 인식을 그 밑바탕에 깔고 있다. 작가들은 작중 인물을 통하여 시대현실을 보고 있고 시대현실을 고발하고 있는데 우리는 이러한 것을 파악하기 위하여 식민지 시대의 역사적 사실에 대한 이해와 작품 자체의 정밀한 분석을 해야 할 것이다.
<감자>는 한 여성이 환경에 따라 어떻게 운명이 변화되는가를 ‘환경결정론'의 입장에서 보여주는 자연주의 소설로서 현실의 추악한 면을 들추어 내고 인간의 존엄성의 상실을 보여 주고 있다.
이번 연구를 통해 “복녀”의 좋은 품질과 각성의식을 찾아 여러분들에게 기분적인 살림을 위해 “복녀”의 다른면을 보여주고 싶다.
『감자』의 우의적(寓意的) 개념은 당시 농촌의 궁핍과 도덕적 타락을 상징화하여 인간과 감자의 먹고 먹히는 관계를 주인공 복녀를 매개로하여 남성 세계의 성적 지배와 착취의 관계에 놓여 있음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감자』는 긍정적인 현실이나 인간보다는 부정적인 현실과 인간을 폭로하여 자연주의의 일반적 특성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구성은 주인공 복녀의 출새에서부터 점차 신분의 변화가 하강적인 곡선으로 그려졌다.
조선 식민지 시대의 현실적인 문제에 있어서 김동인의 서술적 장치는 당시 사회를 고발하는데 있어 필연적인 것일지도 모르겠다. 가난이라는 현실적인 조건에서 어쩔 수 없이 시작한 매음행위가 단지 복녀의 자연발생적인 충동적이 아니라 가난한 삶이라는 현실적인 문제에서 출발하여 비극적 종말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인물의 독자적 판단이나 갈등, 독자의 자유로운 상상력은 배제된다. 인물의 독자적인 의식이나 결정을 서술자 자신의 그것으로 대체시킨 것처럼 우리의 독서 또한 서술자의 의도에 의해 미리 결정되어 지는 것이다. 이러한 김동인의 김동인 자신만의 독자적인 소설세계는 갈수록 도덕적 타락이라는 비극적 상황으로 추락해 가는 복녀를 그리는 데 있어 각 사건마다 필연적인 계기를 부여해 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냉정한 서술 기법을 통해 박진감있는 현장감을 느끼게 해주기에 충분하다. 『감자』로서 김동인은 한국적 사실주의(자연주의)를 어느 정도 정착시킬 수 있었다.